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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에 변환과 그 의미 :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Fleche 2014. 3. 30. 22:36

 이번 포스팅은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을 읽고 쓰는 포스팅입니다!



파동의 법칙

저자
TRANSNATIONAL COLLEGE OF LEX 지음
출판사
GBRAIN | 2010-05-20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물리학과 수학,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sin이나 cos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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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처음에 일본어로 출간된 <푸리에의 모험>을 번역한 뒤, 이후에 재개정하여 나온 책입니다. 원서에 제목에서 보다시피 파동에서의 Fourier series, Fourier transformation을 주제로 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Transnational College of LEX(트래칼리) 본래 언어를 탐구하는 교육기관으로 책의 출발점도 당연스럽게 우리가 하는 말, 즉 소리 = 파동을 어떻게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과정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평소에 말로 어떤건지만 얼핏 알고 있었던 푸리에 변환에 대해서 상세하게, 그리고 그 아름다움과 의미까지 알게 된 책입니다.


 책은 세 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Part 1에서는사람의 목소리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이를 파동으로 나타내고, 복잡한 파동을 간단한 파동으로 나타낼 수 있는 방법으로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일본어의 모음 다섯 가지 (아, 에, 이, 오, 우) 의 목소리 파동을 푸리에 급수로 나타내면서 목소리의 비밀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푸리에 급수를 통해 나타낸 스펙트럼이 목소리의 정보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f(t)=a_0+\sum_{n=1}^{\infty}(a_n \cos nwt+b_n \sin nwt)$$


 Part 2의 초반부는 미분과 적분의 개념을 알고 있다면 지루할 수 있는데, 건너뛰어도 무방합니다. '정사영과 직교'에서는 파동의 푸리에 급수 전개가 바로 서로 직교(orthogonal)하는 무한 개의 무한차원 벡터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 놀라운 사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고차원 벡터에서 두 벡터의 직교란, 내적이 0이 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푸리에 급수에서 나타나는 각각 독립된 사인, 코사인 벡터들이 모두 직교하며 (이 말은 두 함수의 곱을 적분해서 0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파동을 기본 주파수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사인과 코사인 벡터의 진폭 성분으로 이해한다는 것이죠. 즉 파동이 무한 차원의 벡터에 해당하고, 각각의 사인 코사인 축에 내린 정사영을 하면 그게 바로 푸리에 급수가 된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여기서 끝나는게 아닙니다. 푸리에 급수는 주기가 일정한 파동에 대해서만 적용할 수 있어, 그 스펙트럼이 불연속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파동에도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ation)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 푸리에 변환을 통해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얻게 됩니. 그 아이디어는 바로 파동의 주기를 무한대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파동이 주기가 일정한지 안 한지 결국 무한 시간동안 측정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그냥 주기를 무한대로 생각하고 기본주파수를 0에 가깝게 놓자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연속적인 푸리에 변환이 얻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sin이나 cos같은 것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e와 i만 남는 간단한 형태로 정리됩니다.


$$G(f)=\int_{-\infty}^\infty f(t)e^{-i2\pi ft}dt$$


 이제 간단한 파동(상수함수)을 생각하고 푸리에 변환을 하게 되면, 그 파동의 정보를 알려주는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파동의 일부만 볼 수 있으므로 적분구간을 유한하게 제한하게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스펙트럼과는 다른 모양을 얻게 됩니다. 상수함수는 주기가 무한대, 주파수 = 0으로 볼 수 있으므로 f = 0인 점에서만 스펙트럼값이 존재하야 하는데 우리가 얻은 함수 G(f)는 모든 부분에서 값이 존재합니다. 왜일까요? 우리가 유한한 시간동안에만 파동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관찰 시간 = 적분 구간을 늘리면 함수는 f = 0 에서의 값은 점점 커지고 나머지 f에 대해서는 점점 작아지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관찰한 시간이 아닌 부분을 0으로 취급했기 때문이고, 관찰하지 않은 부분은 불확실한 부분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불확실한 스펙트럼을 얻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에 내재된 불확정성을 의미하는,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와 연결됩니다!



Geogebra를 통해 스펙트럼을 나타낸 모습



 이 책을 도서관에서 집어 들고 나서 꼬박 5시간 정도 만에 다 읽게 되었습니다(중간에 스킵한 부분도 있지만요). 우리는 파동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푸리에 급수를 구하고, 미적분과 급수이론을 통해 이를 cos과 sin이 제거되고 e와 i만 남은 형태, 아름다운 형태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주기를 무한대로 하여 모든 파동에 대해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푸리에 변환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끝끝내 얻어낸 결론은 불규칙적인 파동에서는 절대로 정확한 파동의 정보를 얻어낼 수 없다는 것이죠. 이런 충격적인 결과에 저는 소름이 돋았고, 한 발 더 자연을 이해하게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여러 명이여서 각 Chapter당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정말 쉽게 쓰여져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출판한 또 하나의 책 '양자역학의 법칙'이란 책도 기대되는데, 다음번에 도서관에 방문할 때 빌려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