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수학자의 인생 이야기 : 학문의 즐거움
이번 포스팅은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가 쓴 <학문의 즐거움>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아마 3년전 겨울, 도서관에서 수학 교양 서적중에 하나로 빌려 본 책일 것입니다. 그렇게 우연히 읽게 된 책을, 새로 구입하여 다시 한 번 읽게되고, 여러 번 읽게 되어서 이제 제가 가지고 있는 책들 중 가장 소중한 책이 되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제 삶에 있어서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처음번에 읽을 때는 주로 배우는 이유(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이후에 제가 공부하는 데에 원동력이 되었죠. 배우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그 의미를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 '배우고 다 까먹어버려라'는 말은 너무나 고마웠고, 지금도 그렇게 하지 않고 달달 외우는 공부를 했다면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번에 읽을 때는 제게 학자의 꿈을 실어주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그냥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일 뿐이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아, 나도 이렇게 유학을 가서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고..."하는 상상을 말이죠. 그런 상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히로나카 교수가 어릴 때부터 천재였던 학자가 아니라, 노력과 끈기를 가지고 연구하는 학자였기 때문입니다. 학문의 적성과는 상관없이 흥미만 가지고 '나도 학자가 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끔 했죠.
세 번째로 읽을 때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삶은 항상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 저자가 겪은 상황과 제 상황이 두 가지 일치하여 읽는 내내 너무나도 공감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히로나카 교수가 말하고 있는 '난 바보니까요'하고 소심의 자세로 돌아가서 깊은 생각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해답이 됐습니다. 주변에 저보다 뛰어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됐는데,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소심의 자세에서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배움의 자세에 임할 수 있었죠.
네 번째 읽게 됐을 때, 이 책은 학자로서의 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히로나카 교수님의 '창조'의 여정과 일생을 보면서 학자가 가야하는 길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능이 없고 끈기만 가지고 있는 내가 어떻게 진짜 창조를 할 수 있을까... 솔직히 공부하고 배우는 건 잘 할 수 있겠는데, 연구도 가능할까?? 하는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습니다.
이제 이 책이 제 생각에서 떠날 무렵, 어떤 계기로 인해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그 때서는 이 책에서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되풀이되는 시행착오는 절대 낭비가 아니다'라는 말이 제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히로나카 교수님을 제 롤모델로 삼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 창조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인생의 지침서가 되었습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입니다. 활자가 작은것도 아니고, 내용이 많은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제 삶에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 도움이 될 중요한 말들이 있습니다. 어제 오늘 몇일간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이 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습니다.